달다.. 매우 달다!!!
군인에게 휴가란 세상 어떤 달콤한 케이크와 사탕도 견줄 수 없는 달달함을 선물해 주는 구나!
입대 후 80일이 지나고 난 첫 휴가를 나왔다. 첫 휴가.. 계획상 7월 말쯤에 나올 생각이었지만, 아주아주 친절한 보급관님께서 나의 어떤 불편함을 긴히 들으시고 나와의 상의도 없이 바로 7박 8일이라는 자급자족 휴가를 선물로 주셨다. 덕분에 난 어떤 친구와도 술약속조차 잡지 못한 채 다음 날 갑자기 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흠.. 입대 전 내가 목표로 세웠던 운동과 독서는 아주 잘 지켰다.
운동은 훈련소 입소 후 2주차부터 일주일에 3번씩이상은 무조건 달리고, 팔굽혀펴기도 하고 그랬다.
운전병으로 특기를 받은 나는 야수교에서 4주동안 교육을 받으며 단 하루도 빠짐엇이 푸쉬업과 턱걸이를 했다.
자대 배치 받기 전 예비 생활관에서 머문 일주일동안도 하루도 빠짐없이 체단실에 가서 운동했다.
그 결과 체지방이 10%나 빠지고, 근육량은 표준 이상이 되었고, 심폐지구력도 굉장히 좋아졌다. 내장지방레벨도 3렙이 되었고, 기초대사량도 엄청 높아졌다. 거의 2개월하고 2주만에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사실 아직 존나 젊어서 그럴 수도 있다.
책도 많이 읽었다. 사실 책에 문외한이었던 난 장르 신경쓰지 않고 관심가는 책을 읽었다. 소설도 읽고 비문학 책도 읽고..
집에서 가져간 책이 1권이 있었는데 그건 두 번정도 읽었다. 훈련소에 책이 있어서 거기서 한 4권정도는 읽었던 것 같다. 예비 생활관에서도 책이 있길래 거기서 두 권정도 읽었다.
훈련소 때는 그냥 읽기만 했는데 야수교에서는 읽으면서 모르는 것들을 걍 다 메모해두고 나중에 보충대에서 처음으로 폰을 받았을 때 다 찾아보고 정리했다. 지금은 이제 책 읽으면서 모르는 건 바로 핸드폰으로 검색해보고 정리해두고 있다.
나름.. 군대에서 훈련도 잘 받고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내가 하고자 했던 독서와 운동은 꾸준히 한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내게 남은 군 생활은 470일.. 그 기간동안.. 난 후회없이 군생활을 하고 싶다.
게임과 유튜브라는 속박 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지도 않았던 나라는 사람을 죽이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딛는 내가 되고 싶다. 결국 나 자신과 싸워야 되겠지.
난 앞으로 군생활동안 운전도 개같이 할 거지만, 개인정비시간에 폰만 하며 시간 보내지 않고 꼭 독서를 할 거다.
내가 왜 독서를 하려고 하냐?
좀 유식해져서 콧대 좀 높이고 싶어서다. 걍 간지나잖아. 먼가 똑똑하면 ㅋㅋ
그래서 경제학, 역사, 인문학 등 가리지 않고 책을 읽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휴가때 중고 서점에서 유명한 비문학 서적들을 4권정도 샀다. 목표는 다음 달까지 다 읽고 정리하는 것이다.
고작 멋져보여서 책을 읽겠다? 독서를 하겠다는 동기가 자신의 내적 자아를 수양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교양의 함양같은 좀더 고차원적인 내제적 동기들이 아니라 멋져보이고 싶다는 외재적 동기따위로?
응.. 난 항상 그래왔다. 운동도 걍 잘하는 사람들이 멋져보여서 시작했고, 편입 공부를 한 것도 그 대학이 지금 대학보다 멋져보여서 시작했다. 난 아무래도 보여지는 것들에 동경을 품는 단순한 사람같다. 뭐 어쩌겠어.. 내 선천적인 기질이 나를 그렇게 이끌어 가는데.. 그래서 뭐 독서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잖아? 난 할 거야.
뭐 멋져보이고 싶다는 거 외에도 다른 생각도 있다. 우선 아는 걸 늘리다 보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생기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내가 어딘가 방향을 잡고 단련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사회를 나오면 책을 읽긴 할까? 군대에 있는 지금이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회에 있을 땐 한량마냥 놀기 바빴는데, 군대에서는 어쨌건.. 체계적으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레 독서도 좀 하지 않을까?
그래서 휴가도 마냥 놀기만 하진 않을 거다.
내가 필요한 게 있다면 공부도 할 거다.
하루하루 놀다보면 그게 쌓이면 생각보다 크더라..
모르겠다.
인생은 알 수 없다. 미래는 혼돈의 구다. 그 혼돈의 구를 깨트렸을 때 거기서 나오는 것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해봐야 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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